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청자들에게 그의 등장은 충격 반, 반가움 반이 아닐 수 없었다. 외식업 사업가이자 방송인 백종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란 개인 채널을 개설했다. 

그의 유명세와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요리비책>은 개설 이틀 만에 무려 100만명 구독자를 모을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백종원의 유튜브 진출은 여러 측면에서 흥미와 의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넘쳐나는 ‘가짜 백종원 레시피’
 
11일 공개한 짧은 인사 동영상에서 백종원은 <요리비책> 개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백종원 레시피’로 돌아다니는 레시피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제가 만든 레시피가 아닌 것들도 있었다. 음식에 관심을 갖는 건 좋은데 한편으론 섬뜩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서 ‘백종원 레시피’로 검색해보면 수많은 블로그, 기타 자료들이 쏟아져 나온다.  보통 <마이 리틀 텔레비전> <집밥 백선생> 등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 속 조리법을 그대로 재현한 내용이 다수지만 그중에는 실제 백종원이 방송에서 하지도 않았던, 사용자 유입을 위한 가짜 레시피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당사자 입장에선 자신의 이름을 딴 허위 정보 유통이 결코 달가웠을 리 만무하다. 이를 감안하면 적절한 시점에 ‘진짜 레시피 주인’이 등장한 셈이다.

<요리비책>은 일반적인 유튜브 채널과는 개설 계기 뿐만 아니라 출발 방식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대개 티저 영상 같은 걸 먼저 올리고 시차를 두고 본 영상을 일정 주기로 소개하는 방식 대신 한꺼번에 8개 콘텐츠를 등록하는, 다소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무명의 초보 유튜버라면 절대로 해선 안 되는, 금기시되는 방식으로 지적될 수 있지만 백종원이라는 브랜드의 힘은 이를 가볍게 뛰어 넘었다. 평소 방송에서 보여준 투박함이 개인 채널 운영에서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골목상권 진입, 생태계 파괴자? 모르시는 말씀
 

 
그런데 일부에선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 개설에 대해 농담반 진담반으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이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혹시 시청자들이 기존 1인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쿡방 채널을 보지 않고 <요리비책>으로 대거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워낙 이 분야의 거물급 방송인이다보니 채널 개설 소식만으로도 엄청난 숫자의 구독자를 단번에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유튜브 이용자들의 특성을 간과한 지적이다. 새로운 거물이 유튜브에 나타난다고 해도, 대다수는 당장 기존 채널의 영상을 보지 않거나 구독을 끊지 않는다. 그냥 구독 채널 숫자를 하나 더 늘릴 뿐이다. 만약 동영상의 조회수 및 사용자 시청시간이 줄어들고 구독자가 감소한다면 이는 해당 콘텐츠가 더 이상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한다거나 품질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닌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유튜브는 세상의 유행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그릇이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백종원 같은 유명 인물의 출현은 기존 채널 운영자들 입장에선 오히려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당장의 조회수 등에 취해 안이하게 운영하던 크리에이터에겐 채찍과 함께 재정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의 등장은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반적인 쿡방과의 차이
 

 
<요리비책>은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 각종 인터넷 속 요리 콘텐츠와는 소재에서도 차별성을 드러낸다. 채널 개설과 함께 공개한 제육볶음 100인분 만들기(백종원의 대용량 레시피)부터 사업 컨설팅 세미나(백종원의 장사이야기) 영상물은 개인 쿡방에선 다뤄질 일이 거의 없는 내용들이다. 현재 진행중인 본인의 요식 사업, 방송 출연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러한 동영상은 백종원 만의 독자성을 강조한다.

유튜브 영상 속 내용과 진행 방식은 여타 백종원 출연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눈 여겨봐야할 부분도 등장한다. 그는 “제 레시피를 맹신하지 마라”, “다른 분들에 비해서 제가 지난 전문적인 지식은 한참 아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진행할 만큼 각 영상물 마다 꾸준히 겸손함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만큼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시청할 때와 같은 분노와 짜증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백종원이 방송인으로서 대중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자신을 낮추고 친근한 어투로 시청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편안한 진행은 이제 백종원만의 특징이자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TV 출연의 연장선상이면서도 그곳에서 보여주지 못한, 말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개인 채널을 통해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백종원의 유튜브 돌풍은 당분간 뜨겁게 몰아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