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YG다. 또 YG 소속 가수의 마약 관련 사건이다. 또 수사 기관의 봐주기 의혹이다. 사실 열거하기도 벅찰 지경이다. 거기다, YG 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마약 관련 사건의 피의자 A씨의 변호사를 알아 봐주고, 직접 입막음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물론 YG는 양 대표의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중이다. 그 가수는 인기 아이돌 그룹 ‘아이콘’의 리더 비아이다.

“같이 해봤으니까 물어보는 거”, “그래픽처럼 보이느냐. 환각이 보이느냐”, “천재가 되고 싶어 하는 것”, “매일 하고 싶다”, “대량으로 사면 할인이 되느냐”, “혼자 평생할 것”, “100만원 어치를 가지고 싶다”, “사두면 마음이 편하지 않냐”. 

비아이가 지난 2016년 4월에 지인인 A씨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라고 한다. 12일 KBS, JTBC 등 복수의 매체가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비아이는 그룹 탈퇴를 선언했다.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잘못을 겸허히 반성한다”면서도 “겁이 나고 두려워 하지도 못했다”며 마약 투약 의혹만큼은 부인했다. 한데, 이 문자가 오고 간 것이 3년 전 4월이고, A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이 그해 8월이다. 즉, 3년이나 묻혔던 사건이라는 것. 

“경찰관이 비아이의 실명과 소속을 밝히며 바로 앞에 ‘공범’이라고 적어 넣었습니다. 당시 경찰이 비아이를 마약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한 겁니다. A씨는 2016년 8월 첫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입증할 카톡 대화 내용까지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비아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모발이나 소변’ 검사도 없었습니다.” 

12일 KBS <뉴스9>의 <경찰 조서에 비아이 '공범'으로 적시…"진술 번복 때문">이란 보도 중 일부다. 비아이를 공범으로 적시한 경찰 수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흐지부지됐다. 여기서 바로 양현석 대표의 이름이 등장한다. 성접대 의혹에 이어 마약 사건에까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셈이다.  
 
“양현석 사장이 진술을 번복하도록 강요했다는 사실, 직접 양현석 사장이 변호사를 선임해줘서 조사에 동석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까지도 확인했습니다.”

<뉴스9>가 만난 사건 핵심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에 따르면, A씨가 ‘공범’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경찰에게 털어놓은 다음 날, YG측의 연락을 받고 YG 사옥에서 양현석 대표를 만났다고 한다. YG 측은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A씨를 만났을 뿐 진술 번복을 종용하거나 변호인을 선임해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9>와 JTBC <뉴스룸>의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의심스러운 경찰 조사 정황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A씨가 1차 조사 후 8일 뒤 양 대표가 소개한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으며 진술을 완전히 뒤집은 것.

“너 진술 번복하라고 사례해주겠다고. 변호사 붙여줄 테니까 번복하고…(<뉴스룸>)”

경찰은 1차 조사 이후 ‘공범’으로 적시된 비아이는 단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았다. 따로 비아이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A씨가 진술을 번복했다는 이유 말고는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데 대해 특별한 이유를 대지 못했다.

“진술 자체를 번복을 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 진행을 할 수가 없었다니까요? 영장이 안 나와요. (소변도) 영장을 받아서 임의 채취하는데.” (<뉴스9>)

‘약국’ YG와 박봄, 그리고 검찰 
 

‘혐의점은 발견됐으나 입건하지 않고 내사를 중지한다.’

입건유예. 지난 2010년 향정신성의약품인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2NE1’ 멤버 박봄에게 당시 인천지검이 내린 처분이다. 기소유예도 아닌 입건유예라니, 기소를 미루는 것이 아닌 사건 성립 자체를 미루겠다는 입건유예 처분은 법조계에서도 흔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검찰과 YG와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박봄 사건은 지난해 4월 MBC < PD 수첩 > ‘검사 위의 검사, 정치검사’ 편을 통해 재조명됐다. < PD 수첩 >은 당시 박봄 사건을 담당한 인천지검 수사라인 윗선으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당시 인천지검 차장검사),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당시 인천지검 검사장)을 지목했다. 

당시 < PD 수첩 >과 인터뷰한 한 변호사는 “박봄 사건과 같은 이례적인 케이스는 없다”며 “검찰이 반드시 입건해서,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해도 공판을 해서 최소한 집행유예 정도는 받게 하는 것이 정상적 처리”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 PD 수첩 >은 박봄과 아주 유사한 사건의 일반인 피의자가 암페타민 29정을 밀수입, 결국 구속된 케이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 윗선이나 검찰 상층부에까지 YG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었겠냐는 결론이었다. 방송 직후 의혹어린 시선이 쏟아졌다. 3년이 지나도록 조사 한 번 받지 않은 비아이의 경우와 꽤나 닮아 있지 않은가. 허나 박봄은 시작일 뿐이었다. 

빅뱅 지드래곤도 2011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지드래곤이 초범이고 대마초 흡연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였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빅뱅 탑도 지난 2016년 자택에서 대마초 흡연 협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결국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선고받았다.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YG와 탑은 항소를 포기했다. 

그리고, 2019년 2월 ‘버닝썬’ 게이트가 터졌다. 4개월이 흐른 지금, 사건의 중심인 인물인 승리가 불구속 상태에서 입대를 앞두고 있다. 검경의 수사 과정에서 ‘승리가 승리했다’는 웃지 못 할 결론이 여론에 회자되는 중이다. 약물·디지털 성범죄와 마약 사건, 성매매, 경찰 유착, 탈세 그 어느 의혹하나 속 시원히 규명된 것이 없다. 그럼에도, YG는 꿈쩍도 않고 있다.  

그리고 양현석으로 향하게 될 그 무엇 

그리고 13일 오후 A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사건 조사 당시 경찰과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간에 유착이 있어 사건이 무마됐다는 취지의 비실명 공익신고를 접수했다. 해당 신고는 승리·정준영 카톡방 사건의 공익신고를 대리했던 방정현 변호사가 맡았다.  

“방 변호사가 권익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비아이 마약, 3년 전 A씨에 대한 경찰 수사 당시 YG의 개입, 이에 따른 경찰과 YG 사이 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전까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추가 정황 자료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방 변호사가 공익신고한 대상에는 비아이와 YG관계자, 경찰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YG는 비아이 사건과 관련 “소속 가수들이 2번에 한 번씩 마약 검사를 받는다”거나 “변호사 알선과 무관하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YG는 버닝썬 사건을 거치면서 여론이 박봄이나 지드래곤 사건이 무마되던 과거 같지 않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승리 카톡방’을 위시해 버닝썬 사건이 줄줄이 터졌을 당시, YG가 내놨던 해명이 무위로 돌아간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그 사이 MBC <스트레이트> 등을 통해 양현석 대표의 성 접대 의혹까지 불거졌다. 
 

YG 측과 어디까지 조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비아이가 신속하게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일 뿐인)팀 탈퇴를 선언해 버린 것은 버닝썬 사건 이후 학습효과가 반영된 결과일지 모를 일이다.

또 다시 그럼에도, 비아이 사건이 던져 준 충격과 안타까움은 쉬이 가실 것 같지 않다.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는 지금까지 공식 유튜브 채널로만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하면서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이 특히 10대들에게 더욱 큰 충격과 파장으로 다가가지 않겠는가.

그러거나 말거나, 버닝썬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진 지난 몇 달 간, 각종 경제 매체들은 YG의 주식과 시가총액 하락을 경마장 보도로 일관해왔다. 그와 반대로 마치 엔터업계만 비켜간 듯한 기업윤리, 책임경영에 대한 목소리와, 논란과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 양현석 대표는 그 시절 획득한 부와 상징자본을 안고 지금의 YG를 일궜다. 각종 의혹에도 끄덕없던 그가 비아이 사건으로 인해 검경의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버닝썬 사건 이후 자신에게 향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연예인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다투는 양현석 대표는 과연 어떤 심경일까.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따라, YG와 양 대표의 향방도 어느 정도 변화하지 않을까.